영화나 소설 같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우주인과 전화로 대화하는 기술"이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설명되는 경우, 이는 주로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개념에 근거한다. 양자역학의 이론적인 성질을 바탕으로, 매우 먼 거리에서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기술을 상상한 것이다. 특히 소설 『삼체』(The Three-Body Problem) 같은 작품에서 양자역학적인 통신이 등장하는데, 실제 과학과 상상력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에 흥미를 더해준다.
우선, 양자 얽힘은 두 개의 입자가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을 때 발생하는 양자 현상이다. 얽힌 입자들은 서로 거리가 아무리 멀어지더라도, 하나의 상태가 변하면 다른 입자의 상태도 즉각적으로 변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 현상은 아인슈타인조차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고 부르며 이상하게 여겼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얽힌 전자가 각각 지구와 먼 우주에 있다고 해도, 지구에 있는 전자의 상태가 변화하면 우주에 있는 전자의 상태가 동시에 변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이론적 원리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 먼 우주와 지구 사이의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과학적 한계가 따른다.
1. 정보의 즉각적인 전송 문제
양자 얽힘 자체는 상태의 변화를 동기화하는 특성이 있지만, 이를 이용해 정보를 전송할 수는 없다. 얽힌 입자의 상태를 관찰할 때, 그 결과는 무작위적인 값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상 속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보를 구체화하고 해석하는 메커니즘이 추가될 수 있다.
2. 양자 얽힘과 초광속 통신
양자 얽힘은 입자 간의 즉각적인 상태 변화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실제 정보를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송하는 것은 아니다. 양자 얽힘이 발생했다고 해도 이를 해석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고전적인 통신 수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영화나 소설에서 양자 얽힘을 사용해 우주인과 실시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과학적 근거보다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기술적 설정이다.
3. 양자 상태 측정의 난제
양자 얽힘은 입자의 상태가 얽힌 상태에서는 독립적인 존재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한 입자를 측정하는 순간 두 입자 모두의 상태가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정보 손실이나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 양자 얽힘을 통한 실시간 통신은 이론적으로도 난제에 속한다.
4. 양자 통신의 발전 가능성
현실 세계에서 양자 얽힘을 이용한 통신은 아직 실험 단계에 있으며, 이를 이용해 양자 암호화 통신이 발전하고 있다. 양자 암호화는 보안이 뛰어난 통신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보를 해킹하거나 중간에서 가로채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것이 실시간 우주 통신이나 초광속 대화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영화 『삼체』에서의 상상력
『삼체』에서는 양자 얽힘과 같은 양자역학적 개념을 이용해 우주와 지구 사이의 통신을 설정하는데, 이것은 과학적 현실보다는 상상력에 더 가깝다. 양자 얽힘의 특성을 최대한 극대화하여, 먼 거리에 있는 우주인과의 실시간 대화나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설정은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장치이며, 실제 과학적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보다는 서사적 재미를 위해 사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양자역학을 이용해 우주인과 실시간으로 통신하는 기술은 현실에서는 아직 불가능하다. 하지만 양자 얽힘의 이론적 특성과 그 가능성을 바탕으로, 영화나 소설에서는 이를 흥미롭게 활용해 신비로운 과학적 상상력을 펼치고 있다. 과학적 한계와 상상력의 경계에서 이런 기술은 더욱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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